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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황교익의 Epi-Life] 진해 벚꽃난장

제가 아주 어렸을 때에는 ‘진해 군항제’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진해 벚꽃장’이라고 했습니다. ‘-장’은 시장이라는 뜻입니다. 벚꽃장은 ‘벚꽃이 피는 기간에 열리는 시장’입니다. 일정한 조건을 갖춘 상인이 일정한 구역에서 물건을 파는 상설 시장이나 오일장과는 달리, 벚꽃이 피는 진해 전역에서 온갖 것을 팔고사는 시장이 열렸습니다. 곡마단이 원형 천막을 쳤고, 냉차 파는 수레가 돌아다녔으며, 야바위꾼이 좌판을 깔았습니다. 이런 시장을 난장이라고 합니다.진해가 군항이기는 합니다. 그렇다고 벚꽃이 주제인 축제인데 그 이름을 군항제라고 붙이는 것은 어색한 일입니다. 군항제라는 이름이 있어도 제가 아주 어렸을 때에 진해와 마산 사람들은 벚꽃장이라고 했습니다. 벚꽃난장이라고 불렀으면 더 정감이 있었을 터인데, 그런 말을 쓰는 어른은 없었습니다. 난장이라는 말이 부정적으로 들린다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아주 어렸을 때에 본 진해 벚꽃장은 난장이 분명했습니다.진해 벚꽃난장에는 친인척이나 동네, 직장 단위로 그룹을 지어 놀러 갔습니다. 벚꽃 아래에 진을 치고 놀아야 하니까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새벽 일찍 나섰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진해 벚꽃난장에는 드레스 코드가 있었습니다. 남자는 넥타이를 한 정장, 여자는 한복을 입었습니다. 여자는 양산이 필수였습니다. 미혼 청춘들은 벚꽃난장에 투자를 많이 했습니다. 남자는 말끔하게 이발을 했고 여자는 앞머리에 힘을 주는 고데를 했습니다. 남녀 교제가 자유롭지 못한 시절에 벚꽃난장은 ‘연애 해방구’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벚꽃난장에서는 도시락을 먹습니다. 우리 가족은 5단 정도의 찬합을 두 개 이상 들고 갔습니다. 술도 가져갔습니다. 됫병이었던 것은 분명한데 소주인지 청주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지게에다 막걸리통을 지고 오는 어른도 보았습니다.또 하나 반드시 챙겨야 하는 게 있습니다. 장구입니다. 벚꽃 아래에 음식과 술을 펼쳐놓았으니 노래하고 춤추고 놀아야 하지 않겠는지요. 야전(야외 전축)이나 통기타 같은 것이 아직 없었던 때입니다. 장구가 최고의 반주 악기였습니다. 두당탕탕 두당탕탕 장구 소리에 얼큰하게 술기운이 오른 어른들이 ‘떼창’을 하며 춤을 추었습니다.아이들에게는 마땅한 놀 거리가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장구 치고 노래하고 춤추는 어른들을 구경하며 앉았다가, 심심하면 벚나무 사이로 뛰어다녔다가, 어쩌다 냉차 한 모금 얻어 마셨다가 했습니다. 1980년대 이후 핵가족 시대의 가족 나들이는 아이들 놀이 중심이지만, 예전에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1922년 방정환 선생이 어린이날을 제정한 이후에도 오랫동안 아이들은 적절한 대접을 받지 못했습니다.아주 어린 저에게는 놀 거리가 없는, 어른들끼리 벚나무 아래에서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추는 벚꽃난장이었지만, 봄에 벚꽃만 피면 진해 벚꽃난장의 추억이 떠올라 행복감에 가슴이 쩌르르합니다. 제 머리에 깊이 새겨져 있는 진해 벚꽃난장의 풍경은 “화사한 벛꽃 아래에서 오랜만에 활짝 웃는 어른들”입니다. 일제강점기를 거쳐 한국전쟁을 치르고 절대 빈곤에서 허덕여야 했던 우리 어버이들이 그날만은 근심 걱정을 다 버리고 신나게 놀았습니다.지난주 아들 녀석이 진해에 놀러 간다며 뭘 먹으면 좋겠냐고 제게 물었습니다. 진해에 가본 지가 언제인데 제가 알 리가 있겠는지요.“예전에 시계탑 로터리에 화상이 하는 만둣집이 있었지. 유리를 끼운 미닫이문을 하고 있었고. 물만두 하나만 내었지, 아마. 보들보들 입 안에 넘기는 맛이….”이제는 사라졌을, 40년 전 즈음의 시계탑 로터리 만둣집을 추억하고 있는데 휴대폰으로 진해 맛집을 검색하던 아들 녀석이 이런 말로 분위기를 깨버렸습니다.“진해에서 먹지도 자지도 말래. 바가지라고.”벚꽃이 피면 진해 남산 계단을, 제가 아주 어렸을 때에 했던 것처럼, 하나 둘 셋… 삼백육십오까지 세면서 오르고픈 마음이 굴뚝같으나 올해도 그때의 벚꽃난장을 추억하며 이렇게 자판이나 두들깁니다. 2024.04.04 07:00
프로축구

[IS 영등포] “데이트코스로 강추!” K리그 40주년 전시회 팝업스토어 ‘대박’…남녀노소 발길 멈췄다

“더 유니버스? K리그?”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지하 2층에 위치한 K리그 팝업스토어. 축구에 관심이 크지 않아 보이는 쇼핑객들의 발길도 스토어 앞에서 멈췄다. K리그 팝업스토어는 쇼핑몰 오픈이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부터 축구 팬들과 쇼핑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한정판 굿즈가 가득한 K리그 팝업스토어는 ‘K LEAGUE : THE UNIVERSE (K리그 : 더 유니버스)’ 전시회의 미디어 및 VIP 시사회가 열린 지난 21일부터 팬들을 맞이했다. 일평균 1000명 이상이 팝업스토어를 찾을 정도로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그도 그럴 것이 K리그 팝업스토어는 40년 역사를 담은 전시회장 옆에 마련된 터라 전시회를 즐긴 팬들의 시선과 발걸음이 자연스레 팝업스토어로 향했다. 아울러 대형 마트 앞에 팝업스토어가 자리 잡고 있어 일반 쇼핑객들도 큰 관심을 보였다. 이종권 프로축구연맹 마케팅 본부장은 “팝업스토어가 많은 성수동이나 문래동에서 열까 고려했는데, 날이 춥기도 하고 팬분들이 실내에서 대기할 때 불편을 겪지 않도록 쇼핑몰 안을 택했다”며 “기존 팬도 중요하지만, (대형 마트 앞에 위치하면서) 일반 대중들에게 노출되는 효과도 있다”고 전했다.프로축구연맹은 26일부터 29일까지 전시장을 방문하는 관람객 중 선착순 200명에게 2023 K리그 사진집을 증정하는 행사를 열었다. 이벤트 첫날인 26일 오전에 사진집 200개가 일찍이 동났다. 팝업스토어에서 사진집을 받은 팬들은 한정판 굿즈를 구경했다. 저마다 관심 있는 물품을 보고 만져본 뒤 지갑을 열었다. 팝업스토어에는 K리그 공식 용품 후원사인 아디다스의 의류 제품부터 K리그 출범 40주년 기념 크래프트 비어, K리그 파니니 프리즘 카드 등이 배치됐다. 셔츠 등 의류는 K리그 로고가 과하지 않게 들어가 일상생활에서도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도록 제작돼 팬들의 인기를 끌었다. 올 시즌 히트작인 여러 종류의 파니니 카드가 전시되기도 했다. 아울러 팝업스토어에서는 만원 이상 구매자에게 축구 전문 일러스트레이터 비비케이(BBKEI) 작가가 특별 제작한 카드를 랜덤 지급하는 이벤트도 했다.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역시 생활용품. 데스크 매트, 볼펜, 러그 등이 이미 완판됐다. 특히 축구장 안에 K리그 엠블럼이 새겨진 러그는 진열을 위해 놓은 마지막 수량까지 팔렸다. 스토어 내 팬들 간 교류를 위한 파니니 카드 트레이딩존도 눈길을 끌었다. 다채로운 볼거리와 물품 덕에 팝업스토어에는 남녀노소가 모였다. 혼자 온 축구 팬부터 부모와 아이가 함께 온 가족, 커플까지 K리그로 꾸며진 공간에서 추억을 쌓았다. 홀로 전시회와 팝업스토어를 찾은 40대 축구팬 장기문 씨는 “(전시회에서) 연보 등을 통해 K리그 역사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좋을 것 같다”며 “MD 상품도 다양해서 좋다. 맥주도 있고 젊은 층을 타깃으로 두고 상품을 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자친구와 함께 팝업스토어를 방문한 20대 전북팬 조영웅 씨는 “프로축구연맹에서 최근 1년에 한 번씩 결산하는 자리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뜻깊다”며 “데이트코스로 추천한다. K리그가 팬 친화적이지 않은가. (전시회 공간이) 따뜻하고 무료다. 나중에 유료가 돼도 이정도의 팬이 올 정도로 K리그가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팝업스토어는 오는 31일까지 열려 있다. 30일 오후 2시에는 고재현(대구FC) 조영욱(FC서울) 조유민(대전하나시티즌)의 사인회가 열린다. 이후 이들이 팝업스토어에서 판매 점원으로 변신할 예정이다. 더 유니버스 전시회는 내년 1월 31일까지 운영된다.영등포=김희웅 기자 2023.12.27 06:43
생활문화

[황교익의 Epi-Life] 고등어와 임연수, 그리고 김구 선생님

“남영동에 고갈비집이 유명했잖아요.”무슨 음식인가를 먹다가 역사학자 전우용 선생이 문득 이 말을 꺼냈습니다. 전우용 선생은 저와 같은 연배입니다. 남영동 고갈비집이 어떤 식당을 지칭하는 것인지 저는 바로 알아차렸습니다. 그때 우리 친구들은 남영동 고갈비집을 ‘숙대앞 밀주집’이라고 불렀습니다. 전우용 선생과 제가 청춘이었던 1980년대의 일입니다.남영역에서 내려 숙명대학교로 올라가다가 왼쪽에 좁게 난 골목으로 십여 미터 들어가면 나타나는 막걸리집이었습니다. 폐가를 가게로 쓰고 있었습니다. 벽면에는 온갖 낙서가 있었고 조명은 어두워서 음침했습니다. 막걸리를 주전자에 담아주었는데 시중의 막걸리보다 독해서 밀주일 것이라고 짐작하고 우리는 밀주집이라고 불렀습니다.안주는 고갈비였습니다. 고등어구이를 고갈비라고 하는 것은 다들 아실 것입니다. 당시에 제일 맛있고 비싼 음식이 강남의 ‘가든’에서 파는 소갈비였습니다. (꽃등심의 신화는 1980년대 후반에 등장합니다.) 소갈비 아래가 돼지갈비였고, 돼지갈비 아래가 닭갈비였습니다. 닭갈비도 못 먹는 처지에 있는 자들은 고등어구이를 고갈비라고 이름을 붙여서 막걸리와 함께 먹었습니다.기억이 흐릿한데, 장소는 남영동 밀주집이 맞을 것입니다, 막걸리를 마시다가 고갈비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이건 고등어가 아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제가 주장했는지 친구가 주장했는지 잘 모르겠는데, 하여간 고갈비가 고등어가 아니다는 주장은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술값 내기를 했고, 주인을 불러서 물었습니다. “응. 그거 임연수.” 역시 기억이 흐릿한데, 시장 상황에 따라 고등어도 내고 임연수도 내고 한다는 말을 들은 듯도 합니다.고갈비라는 단어는 부산에서 탄생했습니다. 부산은 고등어 집산지입니다. 고등어는 값싼 생선이었고 고갈비는 서민의 안주로 번창했습니다. 1980년대 서울에서는 고등어보다 값싼 생선이 있었으니, 임연수입니다. 임연수구이를 고갈비라고 부르는 막걸리집이 생겼습니다. 부산 고갈비의 유명세에 서울 임연수가 올라탄 것인데, 고등어든 임연수든 기름에 튀기듯 구우면 막걸리와 잘 어울려주어 이를 문제 삼는 주당은 없었습니다. 남영동 밀주집 같은 가게가 인사동에도 있었습니다. 종로 큰길에서 인사동으로 올라가다가 왼 쪽으로 난 골목 안에 있던 막걸리집이었습니다. 허름하기로는 남영동 밀주집과 쌍벽을 이루었습니다. 이 막걸리집에서도 임연수를 구워서 내었는데 손님들이 임연수구이를 자꾸 고갈비라고 하니까 이갈비라고 불러달라고, 주인이 그랬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임연수를 이면수라고도 불렀고, 그래서 이갈비입니다. 임갈비라고 해도 될 것이었는데, 주인이 혹시 이씨인가 하고 상상을 해봅니다.)남영동 밀주집과 인사동 막걸리집은 이제 검색을 해도 나오지 않습니다. 사라졌겠지요. 남영동 밀주집은 대학을 졸업하고 가본 적이 없습니다. 인사동 막걸리집은 2014년에 마지막으로 갔었습니다. 그때에 찍은 사진이 있으므로 이 기억은 분명합니다. 인사동 막걸리집 벽면의 차림표를 보시면 제일 위에 ‘갈비(생선)’라고 적혀 있습니다. 되돌아보니, 예전에 저만 가난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나라 전체가 가난했습니다. 생선구이를 갈비라고 부르며 가난을 위로했습니다.한때에 “눈 떠보니 선진국”이라는 말이 돌았습니다. 외국에 나가서도 꿀릴 것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가난을 추억으로 삼아도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돈이 많다고 선진국이라고 할 수 없음을 깨닫기까지 얼마 걸리지 않았습니다. 여러분, 대한민국이 선진국 맞습니까?“우리의 부력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남영동 밀주집이었는지 인사동 막걸리집이었는지 아니면 다른 동네 어느 선술집이었는지 기억이 흐릿하나 벽면의 낙서 중에 간혹 발견되는 김구 선생님의 글을 읽으며 “그래, 우리나라가 이래야지” 했던 것만은 분명합니다. 2023.12.21 07:00
연예일반

“‘슈스케’보다 좋아” 로이킴→서은광 ‘노래방 VS’ 음원 차트 정상 노린다 [종합]

전국 곳곳에 숨어있던 실력자들이 상금 1억 원을 두고 경쟁을 펼친다. 노래방 인기차트를 휩쓴 가수들이 프로듀서로 변신, 팀원들과 함께 음원 차트를 점령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22일 오후 CGV 청담씨네시티에서 Mnet ‘초대형 노래방 서바이벌 VS’(이하 ‘노래방 VS’)신곡 음원 쇼케이스가 개최됐다. 현장에는 장우영, 서은광, 소유, 임한별, 카더가든, 로이킴, 박재정, 김민석, 영케이가 참석했다.지난달 20일 첫 방송된 ‘노래방 VS’은 평범한 노래방 보컬들의 치열한 쇼다운(Showdown)을 담은 프로그램. 이날 기준 5회까지 방송됐으며, 지난 3회에서 최고 시청률 3.2%(닐슨코리아 기준)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관심을 받고 있다.장우영, 서은광, 소유, 임한별, 카더가든, 로이킴, 박재정, 김민석, 영케이는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다섯 팀으로 나뉘어 본격적인 팀 서바이벌을 시작한다. 24일 방송되는 6회부터는 3차 미션을 통과한 실력자들과 프로듀서가 뭉쳐 팀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멜로데이(멜로망스+데이식스) 팀은 ‘아픈 길’ 무대를 통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멜로망스 김민석은 “시원시원한 고음이 장점이다. 각자 개성이 뚜렷한 팀”이라고 소개했다. 원곡자 영케이는 “참가자들이 전체적으로 훈훈하다. 외모적으로도 그렇지만 음악적으로도 그렇다”며 “팀을 선별할 때도 우리와 잘 맞을법한 목소리를 가진 친구들로 골랐다”고 설명했다.기리가든(기리보이+카더가든) 팀은 힙한 매력이 가득담긴 ‘와츠롱’ 무대를 준비했다. 카더가든은 “친구들이 건방지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긴장을 안 한다. 멜로데이 팀과는 다르게 카메라를 찾더라”며 “저런 행동들이 프로듀서 입장에서는 안심하게 된다. 능력치가 완성된 친구들이라 편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별소유(임한별+소유)팀은 소유, 성시경의 ‘뻔한 이별’을 불렀다. 임한별은 “음색이 다 다르다. 네 분이 자칫하면 튈 수 있는데 조화롭게 티렉팅 했다”고 말했다. 소유는 팀의 매력에 대해 “노래를 다 잘한다. 한 노래로 잔치하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는 게 매력이지 않을까 한다”고 애정을 드러냈다.임한별은 음원 차트에 들고 싶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요즘 음원 시장이 많이 어렵다. 그래서 공약을 걸기가 어려운데, 아무래도 Mnet을 등에 업고 기대를 해보려고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사실 이렇게 발라드에 힘을 주는 서바이벌은 흔치 않았던 거 같다. 첫술에 배부르진 않겠지만, 과식하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로이킴, 박재정의 로이정 팀은 ‘시간을 믿어봐’를 선곡했다. 로이킴은 “프로듀서들을 굉장히 긴장하게 만드는 참가자들인 것 같다. 연습과 리허설을 보면 걱정되게 하다가도 본무대에 올라가면 쌈닭으로 변하더라. 실전에 강한 참가자들”이라고 감탄했다. 박재정은 “이 곡은 위로에 중점을 둔 곡이다. 본인들의 이야기처럼 불렀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영광(장우영+서은광) 팀은 비투비의 ‘나 빼고 다 늑대’를 선곡했다. 장우영은 “스펀지 같은 친구들이다. 발라드를 하자고 말렸는데 먼저 차별화된 무대를 하고 싶다더라”며 “도전하고 싶은 포부가 느껴졌다. 친구들이 하고 싶은 무대를 서포트해주는 게 우리 역할이라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로이킴과 서은광은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각각 ‘평생 막걸리를 공짜로 먹게 해주겠다’, ‘세족식을 해주겠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로이킴은 “막걸리 공약은 아직 유효하다. 기왕이면 우리 팀에서 우승자가 나왔으면 좋겠다. 언제든 저에게 막걸리든 술이든 마시고 싶다고 연락주면 사주겠다”고 말했다. 서은광 역시 “지금부터 준비 중”이라며 “발가락 사이사이를 어떻게 더 깨끗하게 닦아 줄까 고민하고 있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Mnet ‘초대형 노래방 서바이벌 VS’은 매주 금요일 오후 10시 40분 방송된다.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11.22 15:53
연예일반

[TVis] 송새벽 “10년간 부인 짝사랑”…’수지보다 예뻐’ 해명(‘돌싱포맨’)

배우 송새벽이 10년간 부인을 짝사랑했다고 밝혔다. 송새벽은 10일 방송된 SBS ‘실발벗고 돌싱포맨’(이하 ‘돌싱포맨’)에서 “같은 공연을 하다가 지금의 아내에게 반했다”며 “그런데 좋아하는 마음만 가지면서 속앓이했다. 어쩔 수 없었다. 돈이 없으니까 소극적이게 되더라”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이후에 운이 좋아서 영화에 출연해 데이트 비용이 생겨 용기가 났다”며 “문자를 보내서 밥도 먹고 영화도 봤다. 광장시장에서 막거리도 한 잔하면서 고백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때 봤던 영화가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였는데 그 영화에 막걸리가 많이 나왔다”고 막거리를 마신 이유를 설명했다. 또 “광장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나. 취기를 빌려 고백하니까 아내가 자신을 좋아하는 이유를 세 가지 말하라고 했는데 ‘맛있는 걸 보면 네 생각이 난다’는 이유 하나만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아내가 바로 대답을 하지 않고 둘이 한참을 걸었다. 내가 먼저 손을 잡았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아울러 앞서 영화 제작발표회에서 가수 겸 배우 수지보다 부인이 더 예쁘다고 언급했던 것에 대해선 “그날이 만우절이었다”며 “그런데 만우절이 아내 생일”이라고 해명했다.‘돌싱포맨’은 매주 화요일 오후 9시 방송된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10.10 23:42
프로축구

황당 민원에 석연찮은 행사 취소까지…부천FC의 씁쓸한 '속앓이'

이해하기 어려운 행정으로 K리그가 피해를 보는 일이 또 발생했다. 이번엔 부천FC과 팬들이 희생양이 됐다. 3주간 상호 협의를 거쳐 관중들을 위한 이벤트를 준비했는데, 행사 전날 부천도시공사로부터 돌연 취소 통보를 받았다는 게 구단 설명이다. 부천도시공사는 우려를 표했을 뿐이라며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해명했지만, 일련의 과정엔 석연찮은 구석들이 적지 않다. 부천도시공사는 부천종합운동장을 운영·관리하는 기관이고, 부천FC는 그 경기장을 빌려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관계부천 구단에 따르면 지난 26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는 관중을 위한 야시장 콘셉트의 이벤트 ‘BFC 랄랄라 야시장’이 열릴 예정이었다. 행사 한 달 전부터 기획을 시작해 3주 전부터는 부천도시공사와 직접 협의도 진행해 왔다. 구단 공식 후원사인 동네방네 소사동 양조장에서 부천 막걸리를 판매하고, 또 다른 공식 후원사인 스페이스작에서 야시장 푸드트럭 존을 운영해 먹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는 취지였다.구단과 부천도시공사는 꾸준히 행사와 관련된 협의를 진행했다. 경기장 내에서 막걸리를 판매하는 것에 대해서도 합의가 이뤄졌고, 파라솔 구역이 아닌 관중석에서 취식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협의점을 찾아갔다. 구단도 보도자료와 소셜 미디어(SNS) 등을 통해 팬들에게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시민구단으로서 팬들과 부천 시민들, 그리고 공식 스폰서들과 한데 어우러지는 축제가 되기를 바랐다. 그런데 행사를 이틀 앞둔 시점부터 묘한 분위기가 흘렀다. 야시장 운영과 관련된 황당한 민원이 제기된 것이다. 민원인은 부천동행정복지센터 민원위생과에 파라솔 접객 행위나 푸드트럭 업체의 주류 판매, 파라솔 내 취객 사고 관리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부천 구단은 제기된 문제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하거나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 서빙이나 취식 권유 등 접객 행위는 아예 계획조차 없었고, 푸드트럭 업체에서 주류를 판매하는 대신 이미 주류를 판매할 수 있도록 신고가 된 구단 매점을 활용해 판매하기로 했다. 누군가의 민원이 제기된 이후 부천도시공사의 태도는 구단이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 '급변'했다. 행사를 불과 하루 앞두고 이미 사전에 합의가 됐던 경기장 내 막걸리 판매를 돌연 불허한 것이다. 비단 이번뿐만 아니라 이전 경기들, 그리고 K리그 등 프로스포츠 전반에 걸쳐 경기장 내 주류 판매는 이미 이뤄지고 있는데, 이날만 유독 막걸리 판매를 불허한 것이다. 구단은 사유도 없는 일방적 통보였다고 주장했다.뿐만 아니었다. 막걸리 판매 불허 통보가 내려진 뒤 한 시간이 흐른 25일 정오엔 행사 취소 및 당일 푸드트럭 철수까지 구단에 요청했다. 구단은 반발했다. 위법사항이 없는 데다, 이미 홍보를 진행한 만큼 팬들과의 약속을 저버릴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부천도시공사에도 앞선 요청에 응할 수 없다는 거절 의사를 전했다.‘공교롭게도’ 부천의 거절 의사 직후 한 지역 매체의 취재가 시작됐다. 경기장 내 푸드트럭 운영의 불법 여부, 왜 스페이스작 외에 추가적인 부스나 푸드트럭은 운영되지 않는지에 대한 질문들이 나왔다. 부천 구단은 당당하게 회신했다. 푸드트럭 운영은 사전에 협의된 데다 정상적인 절차대로 진행·승인된 사안이고, 지난해까지 홈경기 푸드트럭 업체 섭외에 응한 업체 자체가 없었다고 답했다. 이후 업체를 찾지 못해 구단이 어려움을 겪을 때 구단과 공식 후원사로 정식 계약을 맺고 푸드트럭 존을 운영하고 있는 업체가 스페이스작이다.부천 구단의 설명에도 지역 매체에선 비판적인 보도가 이어졌다. 한 매체는 ‘부천이 술판을 벌인다는 계획’이라고 보도하면서 “운동장이 무슨 술집이냐”, “후원사 돈벌이에 나서고 있는 것 아니냐”, “스페이스작에 특혜가 있는 것 같다”는 익명의 민원인 멘트를 실었다. 보도자료라도 배포한 듯 다른 지역 매체에서도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보도했다. 한순간에 부천 구단은 경기장에 술판을 벌이려는 구단, 공식 후원사인 스페이스작은 특혜를 받는 업체가 됐다. 관련 보도들에 대해 구단은 물론 팬들도 분노했다. 여러 매체에서 이른바 '복사+붙여넣기'로 같은 내용의 부정적인 보도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술판'으로 표현한 경기장 내 주류·먹거리 판매는 프로스포츠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고, 후원사들도 구단과 정식으로 계약을 체결해 정당한 권리를 가졌다. 스페이스작의 경우 푸드트럭 수익 일부를 구단에 후원하고 있고, 아무도 푸드트럭에 참여하지 않던 시기 직접 손을 내민 후원사였다. 이미 지난 2월 후원 협약을 연장할 때도 구단과 스페이스작은 관중들이 즐길 수 있는 먹거리 다양화를 위해 협력키로 했다. 특혜는커녕 올해 종합운동장 푸드트럭 사용 승인 허가에 따른 적합한 참여였다.하필이면 지역 매체 보도가 나온 직후 부천도시공사 측은 재차 지난 3주간 협의해 온 행사 취소를 포함해 푸드트럭 메뉴에 대한 변경까지 요청했다. 제육볶음, 두부김치 등은 술안주로 비칠 수 있으니, 이전과 같은 메뉴로 동일하게 진행하라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부천 구단은 부천도시공사의 요청이 강압적이고 일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부천도시공사와 부천 구단의 관계를 고려하면 사실상 통보였다.결국 행사를 앞두고 제기된 한 민원, 그리고 지역 매체의 부정적인 보도를 기점으로 부천도시공사 측의 태도도 크게 바뀌었다. 위법의 소지가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모를까 지난 3주 간 협의한 내용들을 하루아침에 바꾼 것이다. 행사 전날 전면 취소를 요청하고, 메뉴까지 바꾸라는 갑작스러운 요청에 부천 구단은 결국 전날 오후 6시 15분께 행사 전면 취소를 결정하고 부천도시공사에도 이같이 통보했다. 식재료 변경에 따른 손실이 불가피했고, 당초 계획했던 야시장 콘셉트도 유지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결국 팬들과 시민들을 위해 준비했던 야시장은 '없던 일'이 됐다. 팬들에게는 ‘부천도시공사 요청으로 행사가 전면 취소됐다’는 공지가 급하게 전해졌다. 이 문구는 부천도시공사 측도 수용했다. 부천 구단은 물론 팬들도, 후원사들도 일방적으로 피해를 받았다. 구단 관계자는 “기획 단계부터 시작하면 한 달 정도 준비를 했는데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로 행사가 취소가 됐다. 때로는 (부천도시공사 측이) 언성을 높이기까지 했는데,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 너무 터무니없으니 당황스럽고, 또 화도 너무 많이 났다”고 했다. 구단 SNS를 통해서는 다름 아닌 부천 구단이 “팬과 부천시민 여러분께 거듭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고개를 숙여야 했다.뜬금없이 특혜 논란이 생긴 ‘공식 후원사’ 스페이스작도 답답한 건 마찬가지다. 관계자는 “코로나로 어려울 때 서로 돕고 열심히 하자는 좋은 마음으로 처음 부천FC와 관계를 맺었다. 부천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후원했다. 사실 푸드트럭으로 운영 적자도 나는데, 그래도 부천을 후원하고자 하는 마음에 열심히 하는데 기운이 많이 빠진다. 결과적으로 피해를 보는 건 부천시민과 부천FC를 사랑하는 축구 팬들이다. 어떤 일들로 인해서 시민과 팬들이 피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부천도시공사 측은 행사와 관련해 우려되는 부분들을 구단에 전달했을 뿐 행사 취소를 요청한 적은 없고, 관련해서 지역 매체의 보도가 영향을 끼친 것 역시 오해라고 해명했다. 공사 관계자는 “행사에 대해 우려되는 부분들도 요청하고 구단도 조정을 하고 있었다. 다만 행사 직전 우려되는 부분들이 있었다. 그런 부분들에 대해 우려가 없도록 원할한 행사 진행을 하는 게 좋겠다는 부분만 전달했다. 행사를 취소하라고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입장도 아니다”라고 했다.이어 “지역 매체 보도 이후 구단에서 그런 결정들이 나오니까 아무래도 저희를 오해하시는 것 같다. 부천시에서도 행사에 대한 관련 문의가 있었고, 저희는 원활한 행사를 위해 구단에 관련 요청을 했을 뿐이다. 구단 담당자와 만나 소통 등 이런 부분에 있어서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했다. 오해는 있었지만 어쨌든 부천FC가 부천을 연고로 하는 구단으로서 좋은 성적을 내고, 많은 시민이 계속 스포츠문화를 즐기시기를 바라고 있다. 앞으로 남은 경기와 일정 등에 지장이 없도록 최대한 협조하자는 게 저희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김명석 기자 2023.08.31 07:03
생활문화

델피노 리조트, 복합 멀티플렉스 '더 몰' 리뉴얼 오픈

대명소노그룹 소노인터내셔널은 강원도 고성 델피노 리조트의 복합 편의시설 '더 몰'을 리뉴얼 오픈했다고 27일 밝혔다.소노문 델피노 지하 1층의 더 몰은 레스토랑과 디저트카페 등의 식음 시설과 키즈클럽, 노래방, 당구장 등 다양한 편의 시설을 갖춘 복합 멀티플렉스다.주요 시설인 BBQ팩토리앤가든은 공장을 연상케하는 인테리어의 실내 공간과 자연 속 바비큐파티 콘셉트의 가든을 함께 운영한다.실내에서 셰프가 조리한 토마호크·우대갈비·양갈비 등 프리미엄 메뉴를 맛볼 수 있다면, 실외에서는 프리미엄 그릴을 갖춘 넓은 야외가든에서 고기를 직접 골라 굽는 방식으로 바비큐를 즐길 수 있다. 한식 레스토랑 '미시령 테이블'은 강원도 속초의 로컬시장 푸드를 재해석했다.속초해물파전·속초오징어순대·동해안회무침 등 막걸리와 함께 즐기기 좋은 안주는 물론, 해초면묵사발과 장터소고기무국, 속초오징어, 새우튀김 등 식사와 튀김류까지 준비했다.아이들을 위한 공간인 '델피노 키즈클럽'은 면적이 736㎡로 최대 14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트램펄린과 슬라이딩, 클라이밍, 편백칩놀이 등을 경험할 수 있다.이색 포토존도 마련했다.소노문 델피노 1층에서 지하로 연결되는 계단에 30년간 이어지고 있는 델피노의 이야기를 담았다. 계단을 내려오면 영화 '인터스텔라' 속 책장처럼 꾸민 공간이 자리하고 있다.소노인터내셔널 관계자는 "더 몰 리뉴얼 오픈으로 단순한 숙박 목적의 리조트를 넘어 내부에서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는 체류형 리조트로 거듭났다"고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7.27 16:46
산업

아스타팜 사태에 남몰래 웃는 국산 김치 제조 업체들

국산 김치 제조·판매 업체들이 남몰래 웃고 있다. 중국산 김치 대부분이 발암 가능 물질 지정을 앞둔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을 원재료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1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된 중국산 김치 1737개 중 무려 84.5%인 1468개가 아스파탐을 주 감미료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물량으로 따지면 2만2632톤이며 가격으로는 1262만8000달러(약 164억1500만원) 규모다.아스파탐은 설탕의 200배 단맛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인공 감미료다. 최근 유행하는 제로 청량음료, 막걸리 등을 포함해 다양한 가공식품의 감미료로 쓰이고 있다.중국 업체들이 김치에 아스파탐을 사용하는 이유는 수입 과정에서 김치가 무르거나, 지나치게 빨리 익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아스파탐은 긴 유통 과정에서도 김치의 아삭함을 유지해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반면 국내에서 김치를 제조·판매하는 대상 종가, CJ제일제당 비비고, 풀무원 등은 인공감미료 대신 매실농축액, 설탕 등을 사용하고 있다.문제는 오는 14일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 '그룹 2B'군으로 분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다.그룹 2B에는 암을 일으킨다는 증거가 충분하진 않지만, 발암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고려되는 물질 및 행위가 포함돼 있다. 배기가스, 휘발유, 자기장 등이 대표적이다."호들갑 떨 필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견해지만, 소비자 동향은 심상치 않다.실제 상당수 제품에 아스파탐이 첨가된 막걸리는 외신에 관련 내용이 보도된 직후인 지난 1~3일 한 대형마트에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1% 감소했다.이에 유통업계에서는 국산 김치 업계 역시 이번 사태의 수혜자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를 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김치 수입량은 11만9131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만8787톤에 비해 20.7%나 급증했다. 수입 김치 대부분은 중국산이었다. 이미 변화의 움직임은 감지되고 있다.국내 수위권 식자재 유통사 A 사 관계자는 "중국산 김치를 공급받아온 고객들로부터 제품 안전성을 문의하는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치 제조 규모로 국내 상위권에 드는 B사 역시 "외식사업부 쪽으로 김치 견적 신청이 증가했다"며 "대부분 중국산 김치를 쓰다가 국산화를 고려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가정용 포장 김치 사업을 하는 대상과 CJ제일제당 등 대기업도 최근 국산 김치 수요가 늘고 있는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업소용과 달리 가정용 김치는 이미 국산 소비가 많긴 하지만, 중국산 기피 여파로 매출 증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가정용 김치 사업을 하는 대기업 C 사 관계자는 "가격차라는 큰 장벽이 있어 단기간에 반사이익을 누리기는 어렵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중국산 김치 의존도를 낮추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업계는 내친김에 이번 사태가 '또 한 번의 기회'가 되길 기대하는 눈치다.앞서 2021년 초 중국산 김치는 한 남성이 알몸으로 절임 배추통에 들어가 하반신을 담근 채 배추를 절이는 이른바 '알몸 김치' 동영상으로 세계를 경악시킨 바 있다. 동시에 중국 정부가 '김치의 원조는 파오차이' '김치 종주국은 중국'이라는 허무맹랑한 주장을 잇따라 펼치면서 우리 국민의 분노를 자극했다.이를 계기로 중국산 김치는 한국 식탁에서 자취를 감췄고, 그해 우리나라 김치 무역수지는 12년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3.07.11 07:00
예능

[정덕현의 요즘 뭐 봐?] ‘장사천재 백사장’으로 보는 K푸드의 가능성

음식만큼 직관적으로 문화를 담아내는 게 있을까 싶다. K콘텐츠에 글로벌 위상이 생기면서 함께 날개를 단 건 바로 K푸드다. 영화나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라면, 떡볶이, 만두 같은 한국의 분식들은 그래서 이제 외국인들에게도 친숙한 음식이 됐다. 미국에서는 비비고 만두가 중국 만두들을 제치고 시장에서 압도적인 위치로 떠올랐고, 매운 라면들조차 불티나게 팔리는 상품으로 등극했다. 예능 프로그램들이 이러한 변화를 놓칠 리 없다. 2017년 나영석 PD와 이진주 PD가 함께 내놨던 tvN ‘윤식당’은 이 변화를 처음으로 포착해낸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인도네시아 발리의 한 섬에서 작은 한식당을 열고 운영하는 과정을 담아낸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윤여정을 사장, 이서진을 서빙으로 섭외해 시작한 이 예능 프로그램은 다름 아닌 외국인들이 한식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를 카메라에 담아 전함으로써 큰 인기를 끌었다. 약간의 국뽕(?)이 들어 있긴 했지만 무엇보다 음식을 통한 문화 교류라는 차원이 큰 공감대를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의 성공으로 2018년에 ‘윤식당2’, 코로나19로 해외로 나가지 못하게 된 2021년에는 국내에서 외국인을 초대하는 콘셉트로 ‘윤스테이’, 엔데믹과 함께 멕시코에서 재개된 ‘서진이네’까지 프로그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이 즈음 이우형 PD가 비슷한 콘셉트지만 푸드트럭과 전문 셰프들로 차별화해 내놓은 ‘현지에서 먹힐까’ 시리즈가 태국편(2018)을 시작으로 중국편, 미국편까지 이어졌다. ‘윤식당’ 시리즈가 K푸드를 해외에 알리는 홍보와 문화 교류의 차원이 컸다면 ‘현지에서 먹힐까’는 중국에서 짜장면이, 또 미국에서 치킨이 먹힐까 하는 ‘장사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차원’이 컸다. 한국식으로 재해석된 짜장면이나, 치킨이 해외에서도 통할까를 들여다보는 이 콘셉트는 최근 미국에서 만두 열풍 같은 신드롬을 일으키는 K푸드에 딱 어울리는 것이었다. 이러한 경험을 거쳐 이우형 PD가 최근 백종원과 함께 내놓은 ‘장사천재 백사장’은 요리만이 아닌 ‘실전 장사’라는 보다 현실적인 K푸드 비즈니스의 차원을 담았다.‘장사천재 백사장’은 백종원이라는 요리면 요리, 장사면 장사 모두에 노하우를 갖고 있는 인물을 내세워 아직까지 한식이 상대적으로 소개되지 않은 곳에서 장사에 도전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모로코 야시장에서의 첫 장사는 장소부터 요리도구, 메뉴, 식재료까지 모든 걸 준비했지만 현지 문화와의 벽 때문에 곧바로 다른 장소를 찾아야 하는 난항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도 백종원은 순발력을 발휘해 새로 얻은 공간에서의 장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모로코가 일종의 시험판이었다면, 이탈리아 나폴리를 공간으로 펼쳐진 두 번째 장사는 보다 본격적인 면모를 보여줬다. 피자집이 거의 대부분이고, 한식집은 단 하나도 없는 그 곳에서 백종원은 백반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음식과 막걸리의 조합에 적응이 안 된 현지인들이 혹평을 내놓는가 하면 한식이 낯설어 찾는 손님도 적었고 또 찾은 손님들 중에는 음식을 먹는 방법을 몰라 어색해 하는 이들도 꽤 있었다. 그 때마다 백종원은 그간 해온 장사 노하우에서 나오는 아이디어를 냈고, 방송은 하나하나 변화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보여줬다.입소문이 나고 손님들이 오픈런 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생겨난 손님 응대에 대한 불만들 역시 그는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요리가 익숙해진 이장우에게 주방을 맡기고, 자신이 중앙에서 홀서빙과 주방 양쪽을 이어주는 역할을 함으로써 훨씬 편안하고 효율적으로 손님 응대를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어찌 보면 한식을 소재로 해외에서 펼쳐지는 예능 프로그램의 성장은 현재 K푸드가 걸어온 성장사와 맞닿는 면이 있다. 처음 ‘윤식당’을 했을 때만 해도 이제 한식이 조금씩 해외에 알려지던 단계였다면, ‘현지에서 먹힐까’가 나올 때는 K콘텐츠의 급성장과 더불어 K푸드의 위상도 달라진 단계였다. 그렇다면 ‘장사천재 백사장’은 어떤 단계에 들어와 있는 K푸드의 면면을 담고 있을까. 그것은 이제 본격적으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타진하는 K푸드의 도전이다. 이미 유명해진 K푸드를 이제는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비즈니스화할 것인가를 보여준다고나 할까.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 2023.06.05 05:45
뮤직

[리뷰IS] 보컬 완벽 변신...영탁, ‘니편이야’로 전하는 진심

트롯 가수인지 알앤비 가수인지 헷갈리는 정도다. ‘니편이야’는 영탁의 새로운 면모가 돋보인다.영탁은 지난 22일 새 싱글 ‘니편이야’를 발매했다. 지난해 발매한 정규 1집 ‘엠엠엠’을 통해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색채를 보여준 그는 이번 ‘니편이야’를 통해 완전히 달라진 보컬을 선사했다.영탁이 작사, 작곡에 참여한 ‘니편이야’는 세련된 감성의 알앤비 팝넘버로 기존 영탁의 음악과 크게 다른 콘셉트이다. 특히 영탁이 아닌 다른 사람이 부른 듯한 느낌을 줄 정도로 신곡은 그의 섬세한 보컬을 가득 담아냈다. 곡은 그루비한 베이스 라인과 타이트한 비트로 이뤄져 음악 몰입도를 높인다. 영탁은 이전 곡들을 통해 중독성 강한 후렴구와 파워풀한 안무 등으로 트롯 시장은 물론, 대중적으로 큰 사랑을 받아왔다. ‘찐이야’,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막걸리 한잔’ 등 도입부터 귀를 사로잡는 가사와 멜로디는 영탁 음악의 특징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번 ‘니편이야’는 잔잔한 멜로디로 시작해 바이브레이션이 가미된 영탁의 보컬까지 음악에 큰 변화를 줬다는 걸 단숨에 알게 한다.‘니편이야’ 뮤직비디오에서도 영탁은 무게 있고 분위기 있는 모습으로 이목을 집중시킨다. 그간 밝고 통통 튀는 이미지는 온데 간데 없다. 영상 속 사연 가득한 영탁의 표정 연기에 팬들의 반응은 어느 때보다 뜨겁다. 해당 뮤직비디오는 22일 공개되자마자 조회수 15만 회를 넘겼으며, 댓글이 무려 6200여 개가 달렸다.팬들은 이번 ‘니편이야’를 두고 “영탁은 도대체 못하는 장르가 무엇인가”, “이번 노래는 다양함이 느껴지네요. 목소리가 섹시하기도 해요”, “장르불문 무궁무진한 실력을 갖춘 가요계 보물”, “너무 예쁘고 세련된 음색과 곡 분위기 최고”라며 영탁의 음악적 변신에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영탁은 이번 노래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응원을 건네고 싶다는 생각이다. 그는 최근 개설한 공식 유튜브 채널 ‘탁스튜디오’에서 “자신이 혼란스러울 때, 어디로 가야할 지 방향을 못잡고 헤맬 때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에서 이번 노래를 만들게 됐다”라며 “내 편이 있다면 어디든지 갈 수 있다. 어디든지 도달할 수 있다 등 내가 지금 하고 싶은 말들을 녹였다. 내 사람들, 내 편들에게 내 진심이 전해지길 바란다”라고 밝혔다.직접 작사, 작곡에 참여한 만큼 영탁의 진심은 ‘내일 눈을 뜰 때 우린 더 멋진 곳에 닿아 있을거야’, ‘우리 둘이 걸어가는 거야, 뜨거운 햇살과 그림자처럼’와 같은 동화 같은 가사에서 잘 드러난다. 영탁은 ‘미스터트롯1’ 출신으로 트롯 가수로서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 정규 앨범을 통해 트롯 외에도 알앤비, 록, 재즈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며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지난 2007년 발라드 ‘사랑한다’로 데뷔했고, 2013년에는 JTBC ‘히든싱어2’에 출연해 가수 휘성을 모창한 이력을 갖고 있을 만큼 여러 장르를 섭렵할 수 있는 영탁이다. 끊임없는 도전과 변화를 시도해온 영탁의 음악엔 다채로움이 가득하다. 팬들이 그의 음악에 몰리는 결정적 이유다.정규 1집 타이틀곡 ‘신사답게’를 통해 댄스곡에 도전했던 영탁이 이번 ‘니편이야’로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오는 8월엔 정규 앨범 발매도 앞두고 있다.지승훈 기자 hunb@edaily.co.kr 2023.05.2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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